정 론
2016/11/23 08:0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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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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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진 한 목사 
 
기다림의 상실
 
1127일 주일, 대림절기가 시작된다. 대림이란 Advent의 번역으로, 하나님께서 우리 가운데 임하시기를 기다린다, 곧 메시아가 오시기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교회절기의 두 기둥은 부활절과 성탄절이다. 부활절은 사순절의 끝에 있다. 수난의 끝에 부활이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성탄절은 대림절의 끝에 있다. 기다림의 끝에 아기 예수의 탄생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대림절은 성탄의 기쁨을 맞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기라고 할 수 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은, 그 탄생을 목말라 기다린 사람에게 참 기쁨이 된다. 기다림이 크면 클수록 아기 예수를 맞는 기쁨도 커질 것이다.
 본래 기독교는 기다림의 종교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해방을 기다리고, 메시아 출현을 기다렸다. 교회는 아기로 태어나신 그분께서 다시 오시길, 계시록의 말씀처럼 새하늘과 새땅이 우리 가운데 임하기를 기다렸고,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기다림이 없는 교회는 참 교회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기다림이란 말은, 기다림의 대상이 무엇이든 그 대상이 아직 오지 않았음을 전제한다. 이 말은 지금, 여기에 만족하거나 안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이 평안하고 만족스러운데, 무엇을 더 간절히 기다리겠는가? 현실의 부와 권력과 명예를 가지려고 온힘을 다하고 있는데, 무엇을 기다릴 여지가 있겠는가? 과거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로마제국의 극심한 박해 아래서, 교회는 그분이 다시 오시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그들에게 팍스 로마나를 구가하는 로마제국은 쉴 만한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어 막대한 부와 권력을 한손에 거머쥔 교회는 기다림을 잃어버렸다. 기다림의 예전은 매주 반복했지만, 실제로는 기다리지 않게 되었다. 기다림의 모양은 남겨놓되, 그 능력은 제거해버린 것이다. 기다림의 거세(去勢)이다. ‘지금 여기에 그토록 부와 권력을 쌓아놓았으니, 기다림은커녕, 도리어 지금 현실을 뒤흔들 새로운 질서의 도래를 꺼려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기다림의 상실은 교회를 부패하고 타락하게 만들었다.
 한국교회도 이 대림절기에, 혹시나 기다림을 상실하지나 않았는지 스스로를 성찰해보아야 할 것이다. 어느새 한국교회는 현실에서 너무 많은 것을 가져서, 이제 그분의 날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전대미문의 국정농단으로 나라가 이 지경이 되고 광화문에 100만 명이 모여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자, 이 연합기구, 저 교단이 나서서 시국선언을 하고 선언문을 언론에 게재한다. 그리고 나라를 위한 기도를 호소한다. 하지만 이 사회에 감동을 주지는 못하는 듯하다. 그 기구들이나 거기 속한 분들 중 적지 않은 수가 바로 엊그제까지도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결정에 절대적 지지를 보낸 것을 다 알기 때문이다. 한국의 종교 가운데 교회만큼 정권에 대한 지지성명을 많이 낸 데는 없을 것이다. 교계 지도자들이 얼마나 정치권력에 가까이 가기를 원했으면, ‘청와대 초청을 내걸고 회원을 모집한다며 사기를 치는 일까지 생겨났겠는가?
진정으로 만왕의 왕이신 그분을 기다린다면, 교회는 세상 권력을 기웃거릴 까닭이 없을 것이다. 교회가 만약 세상의 부와 명예, 권력에 탐닉한다면, 그것은 기다림의 신앙을 상실했다는 증거다. 이것이 바로 지난 2천년 교회 역사의 교훈이다.
 교회가 잃어버린 기다림의 신앙은 이단 사이비 집단을 통해, 기형적이고 왜곡된 형태의 종말론으로 나타난다. 각종 시한부 종말론 역시 교회가 상실한 기다림을 내걸고 교인들을 현혹한다. 그 현혹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본래 기독교가 기다림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기다림을 회복하는 일은 우리의 처음 신앙을 회복하는 일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말하지만, 종교개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처음 신앙, 본래 신앙을 회복하는 것이 바로 종교개혁이다.
 2016년 대림절기가 모쪼록 우리 각자에게는 잃어버린 기다림을 회복하여 신앙을 회복하는 시간, 한국교회에는 다시 오실 그분을 기다리는 교회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길 기도한다. /대한기독교서회 사장·목사
[ 안무늬기자 moonee90@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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